2020년, 다시 뛰겠습니다!

한국도시정비협회 이승민 회장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처럼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뉘엿뉘엿 지나가고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으레 하는 인사가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입니다. 복이란 게 ‘삶에서 누리는 큰 행운과 오붓한 행복’ 즉 ‘행운’을 의미하니, 각박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은 묵은해와 함께 벗어던지고 행운처럼 복이 찾아오는 새 해가 되기를 희망하는 뜻에서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행운이란 게 보통사람들에겐 그다지 찾아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남들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제자리걸음이고, 남이 산 주식은 다 올라도 내가 산 주식은 항상 하락하기만 하죠. 나만 유독 ‘머피의 법칙’에 시달리는 것 같고, 불운이 계속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고는 합니다. 이게 저를 포함한 보통사람들의 생활입니다.

흔히 말합니다. 운에 기대지 말고 성실하게 노력하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세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개인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생계까지 달려 있으니 더더욱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성실하게,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데도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곤 합니다. 그래서 실망을 하고 좌절을 하게 됩니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현실은 새 해가 밝았어도 암울하기만 합니다. 불합리한 제도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정비사업을 옥죄는 정책만 ‘대책’이라고 쏟아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고, 분양가 상한제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또, 국토교통부는 추진위원회 때 선정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조합인가 이후 다시 선정하라고 지방자치단체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오히려 집값만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대책이 나올 때만 잠시 주춤거렸을 뿐 상승세는 계속 됐습니다. 그리고, 주택가격 상승의 책임은 늘 그렇듯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 전가됐습니다. 재건축․재개발은 투기의 온상이고,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원흉이라는, 참으로 오래된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대책’만 내놓고 있습니다.

‘규제’로 시장을 잡을 수 있었다면 어떤 정부도 정책실패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유시장경제에서 규제는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최소한의 차원에서만 해야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습니다. ‘계획경제’가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역사에서 증명되었습니다.

한국도시정비협회는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와 각종 규제대책 등으로 인해 정비사업이 깊은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사실상 수년간 활동이 중지됐다가 지난해 제2기 집행부를 선출하면서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비상(非常)을 넘어 비상(飛翔)하겠다”는 당찬 각오로 출발했지만, 지난 1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깊은 암울함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두 개의 협회가 존재하고 있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의 단체를 통합하는 것도 진전되지 못했고, 형식적인 전문가 요건에 맞춰져 있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기준 현실화도 실현시키지 못했으며, 정비사업전문관리자(기술인력)의 국가공인 자격증제도와 정비사업 관계자 교육 의무화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협회 임원들과 자문위원들이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대안을 모색했습니다만, 정비사업에 드리운 짙은 어둠에 지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좌절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협회는 “비상(非常)을 넘어 비상(飛翔)하겠다”는 각오를 버리지 않겠습니다. 더디 가도 제 할 일을 하고, 제 갈 곳에 도달하는 황소의 우직한 걸음으로 희망이 환하게 빛나는 정비사업을 만들기 위해 다시 또 걷겠습니다.

불경기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일 뿐, 기회가 아예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합니다. 지금 정비사업에 드리워진 수많은 규제의 그림자에도 굴하지 않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의 전문화와 정비사업의 건전한 육성발전을 도모하며, 주거환경 개선을 통하여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공익에 이바지한다’는 설립 목적 달성을 위해 한국도시정비협회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끝으로 회원사를 비롯한 정비사업 종사자 여러분께 간절하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정비사업에 드리워진 어둠을 걷어내는 데 있어 협회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회원사를 비롯한 모든 정비사업 종사자들의 단합된 힘과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 한국도시정비협회는 정비사업의 발전과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회원의, 회워에 의한, 회원을 위한’ 협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현재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협회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여러분들의 따듯한 격려와 참여에 힘입어 2020년에도 한국도시정비협회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힘차게 뛰겠습니다.

회원사의 건승과 소속 임직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도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