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시정비협회 이공재 자문위원장 / 법무법인 고원 대표변호사

한국도시정비협회 이공재 자문위원장
법무법인 고원 대표변호사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오면 으레 오고가는 덕담 몇 마디조차 쉽사리 올리기 힘들 정도로 우리 정비사업 관련 모든 종사자들의 고생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당국의 규제는 하나도 수그러들지 않은 채 오히려 더 옥죄어 오는데다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쇼크로 말미암아 총회조차 제대로 개최하기 어려운 형국이 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모두가 암울한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우리나라가 겪는 고통과 손실이야 새삼스럽게 여기서 말씀드릴 필요도 없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를 잉태하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위기를 통해 우리나라를 보는 세계의 눈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시아에 있는 조그만 나라, 기껏해야 아시아의 후진국이나 신흥 개발도상국 쯤으로 알았던 대한민국을 새롭게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미국 등 소위 서방 선진국을 보는 눈도 달라졌습니다. 이번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의 시스템을 보면서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그들의 사회가 얼마나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허술한 사회인지를 똑똑히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젊은이들 사이에 상당히 오래전부터 싹터왔던 ‘헬조선’이 얼마나 무색하며 자기비하적인 언어였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만든 방역제품과 진단키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그 성능 또한 대단한 것이라는 게 입증됐습니다. 선진국조차도 어려워하는 코로나 치료제를 이미 개발해서 곧 시판단계를 앞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방역기준이 “GOLD STANDAD”라고 해 세계의 표준이 돼 수출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국가 위상의 제고는 향후 우리나라 제품에 대한 위상제고로 이어져서 지금까지 우리의 발목을 잡아왔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점차 사라져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또 하나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은, 우리 국민의 성숙한 자세와 공무원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의 헌신적인 태도입니다. 국가의 방역시책에 이렇게 잘 따르는 국민은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방역정책에 따르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로서는 목숨줄을 내놓는 것에 비견하리만큼 고통이 큰 것입니다. 정부의 지원이라고 해봐야 그저 쥐꼬리일 뿐 실질적인 구제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를 묵묵히 따르고 있습니다. 어제오늘 보이는 일부 자영업자의 반발은 너무나 당연하며 그야말로 참다 참다 나온 최후의 울부짖음일 뿐입니다. 그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참 눈물이 나올 지경입니다.

코로나19 퇴치에 직접 참여하는 보건당국 및 의료인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그들은 가족과의 격리조차 감수한 채 때로는 외지의 열악한 환경에서 합숙하며 방역요원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직접적인 방역요원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시청 및 구청 공무원들까지 개인적인 사회활동이 모두 금지되고, 퇴근 후는 물론 휴일조차 반납한 채 계도 및 점검 등 업무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이러한 공무원이 없습니다.

의료인을 포함한 방역관련요원, 그리고 공무원에게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그저 그들의 일이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을 희생해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귀한 분들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정부의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수많은 자영업자를 비롯한 시민들 역시 고맙고 아름다움 분들입니다. 결코 그들의 희생과 고난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우리를 스스로 폄훼하고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때입니다. 일부 몰지각한 관계자들이나 정치인, 그리고 그러한 몇몇 국민들의 행태만을 본 나머지 대다수의 관계자들이나 시민의 겪는 고난과 희생을 잊어버려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대다수이자 주춧돌인 그들에 대해 한없이 고마워해야 할 때입니다. 마음만이라도 그들을 칭찬하고 그들을 도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먼저입니다.

물론, 우리의 앞날이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다가올 시련이 가혹하다고 하더라도 그저 앉아서 좌절하거나 타인을 비난하는 것에 정력을 쏟을 겨를이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를 좀 더 정련하기 위한 기회요, 도약을 위한 기회라고 크게 마음먹는 것이 발전의 길입니다. 작금의 시련을 겪는 모든 분들이 이러한 담금질과 풀무질을 통해 훗날 보다 큰 결실을 맺게 될 것임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꿋꿋하게 견디어 내야 할 때입니다. 견디어 살아남는 자가 승리하는 날이 꼭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서도 묵묵하게 자신의 일에 충실한 정비사업 종사자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인사를 드리며, 2021년에는 지긋지긋한 코로나19도 깨끗이 극복하고, 정비사업도 활성화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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